자연염색

자연염색에 취해보자

깊은산속 2009. 8. 2. 14:04

 자연염색에 취해보자

 


 

길거리에서 지인들을 만나면 서로가 서로에게 “요즘 어떻게 보내느냐” 가 인사말 서두가 되고 있다. “그냥 잘 보내고 있지뭐 자네는?.” 오늘도 우리 부부는 아침 5시경에 일어나 인근 상주 이안에 잘 알고 지내는 농가와 미리 약속하고 갔다.

현지의 G씨와 이곳저곳 감 과원을 찿아 적과작업을 열심히 하였다 오전 10경 우리는 벼 포대로 탁구공 크기의 감 7포대를 수확하고 이웃마을 감원액짜는 곳으로 이동하여 한 시간 정도 작업을 하여 7포대에서 6말 조금 넘게 감물 원액을 생산하였다. 이는 생각보다 대단히 많은 량의 원액이 생산된 것이다. 현재 시가로 보면 한말(20L)에 7만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구입하기가 쉽지않다.

오늘 3명이 몇 시간 작업하여 42만원을 벌어들인 것이다.

감원료 확보가 어려운것 같지만 잘 살펴보면 이만큼 쉬운것도 없다. 요즘 농가는 일손이 없어 감적과를 하고 싶어도 엄두를 내지 않고 포기하는 농가가 많다. 그러나 나 자신이 무더운 날씨와 나태로 지연시키고 망설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농사일이 몸에 베이지 않는 탓도 있다. 이 세상에 돈 싫다는 놈 없다고 하지만 여기 이사람 있지 않는가. 우시장에서 어미소와 송아지를 몰고와서 송아지를 팔고나면 송아지는 새 주인을 따라 가야하는데 가지않으려고 네발로 버티는 기분이라고 할까. 다른 일이라면 몰라도 이 나이에 이러한 일을 계속 하고 싶지않다. 그래도 식구가 원하는 일이라 억지로 따라 갈 수 밖에 없었다. 최근에 수차례에 걸쳐 감물 원액채취 작업이 있었다.

많을 때도 있었고 적을 때도 있었다. 아직 김치냉장고엔 원액 5말이 냉장 보관되어 있고, 별도로 5말 정도가 원단에 일시적으로 1차 염색되어 색깔 내기를 기다리고 있다.

요즘 파란 감 원액이 색도 잘나고 예쁘다. 가을의 붉은 감액보다 높게 평가한다. 집 식구는 감에 흠벅빠진 사람이다. 욕심이라기보다는 확보하려는 의욕이 대단하다.

아는 사람마다 만나면 감 타령을 하니, 여유 있는 이들이 감을 주워 가져다 준다. 정년퇴직을 하고 매일 소득되는 일 없이 보내는 내 처지에 부인이 하는 사업을 도와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부인은 운전을 하지 못한다. 준문 받은 물품 배달도, 땅에 떨어진 감줍기 동행도 오늘과 같이 남의 감나무 밭 감적과 작업도 함께 동행 해야만 한다. 감 적과 작업은 낙과 방지와 해걸이 예방, 품질향상에 도움이 된다. 우리는 원농작업을 통해 감물원액 채취로 소득을 올릴 수 있어 일거양덕이다.

어제는 식구와 함께 원단 70m 에 감원액 염색을 하고 나는 종일 잔디밭에서 제품 건조를 하였다. 자연염색의 색내기는 보통 4 ~ 5 일 정도가 소요되고 따가운 햇볕에 말리고 물주기를 반복하여야 진갈색의 고유색이 나타난다. 나의 상하의의 작업복은 감물로 얼룩지고 푹 눌러쓴 모자와 스리퍼 차림의 남루해 보이는 자신이 지만 운동으로 생각하고 태양 볕에 셀 수 없이 왔다 갔다 한다

원액 20L로 광목은 50m, 인조는 100m 까지 염색을 할 수 있다. 자연 염색된 제품가격은 m당 12,000원에서 15,000원에 거래 된다.

화학염색에 비해 자연염색의 좋은 점에 대해서는 구차한 설명이 필요 없이 잘 알고 있겠지만 주로 자연염색의 재료는 감원액염색(갈색)을 비롯해 쪽풀염색(청색) 호도껍질염색(검은색) 철매음(흑색) 양파껍질염색(노랑색)등 자연에 있는 것들을 그 상태로 천에 염색을 하고 있는데 그 중에도 제일은 감액염색이다.

자연염색의 묘미는 다양한 원단에 다체로운 색상이 만들어 진다. 제품에 대한 수요자는 많지만 공급은 따라가지를 못하고 있다.

완제품 까지는 노력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만큼 희소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원단 가격이 저렴하므로 m당 평균 12,000원의 부가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집안일을 꼭 돈으로 환가한다는 것 자체는 웃음 꺼리가 될지 모르나 참고하고 그냥 넘어가 주기 바란다.

 


여기서 자연염색 일인 일일 순수익을 계산해 보자

  ◱ 소재 : 광목과 인조 = 70m

  ◱ 염색일수 : 4.5 일

  ◱ 원액구입비 : 70,000원(20L)

  ◱ 완제품가격 : 12,000원(m당)

☞ 70m ☓ 12,000원 - 70,000원 ÷ 4.5일 = 171,110원

  

 

집에 식구는 시내에서 홈패션을 경영하면서 고객들이 직접 만들어 가져온 자연염색 천을 요나 이블 베게 등으로 만들어 주는데 그 다양하고 화려한 색감에 홀딱 반해 부수적 취미로 자연염색을 시작 하게 되었다. 집 사람은 계획과 시작을 나는 진행과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은 오래 전부터 흔히 있는 일이다. 무거운 것 이동과 많이 움직여야 하는 쉬운 일들은 주로 내 몫이다. 감염색은 염색과 색 내기로 구분되는데 원단 색 내기는 매우 고달픈 노동일의 연속이다. 하루에 12,000보에서 15,000보를 움직여야 한다. 천이 바람에 날리면 제자리로 이동하고, 지나가는 이들이 천을 발로 밝지 못하게 하고, 건조가 되면 다시 물주기를 하여야 한다. 돌아서면 날리고 뒤 돌아 보면 태양 볕에 말린 천에 다시 물주기를 거듭해야 한다.  산그늘이 오고 천이 건조되는 상황을 판단하여 당일 작업 종료를 서둘러야 한다. 그늘에 앉아 신문을 보거나 다른 생각하고 있을 틈이 없다.

  

 

돌이켜 보면 마음먹고 확고하게 밀어 붙이는 집 사람에게 불만과 불평이 많지만 먹고 살려고 잘 살아보려고 애쓰는 모습을 지켜 보노 라면 안쓰럽게도 느껴진다. 여자는 지독해 라고. 나는 현재 하는 일 없는 백수가 아닌가?. 오라는 곳도 갈곳도 별로 없고 직장도 없으니 말이다. 앞으로 죽을 날만 기다리는 그런 백수가 되어서는 아니 되지 않는가. 매일 그냥 허랑방탕 시간만 보내기 보다는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자긍심도 살리고 운동도 하고 집안일에 도움 준다는 생각을 하면 참 좋은 일 같다. 시작은 하기 싫어 억지로 할 때도 있었지만 일단, 시작이 되면 열과 성을 다해 책임감 있게 열심히 그리고 확실하게 마무리 하고 나면 집 사람은 홈패션 가게에서 늦게 돌아와 밝은 마음으로 진정으로 고맙다고 하며 기뻐하는 모습에서 가정 안에 조화와 평화가 살아   숨 쉬는 것을 알 수 있어 좋다.

------자료;慶北同友 제13호(2009년)  P118  임영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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