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중에서

새내기 공무원이 된 아들아!. (펌)

깊은산속 2014. 8. 10. 10:28

아들아! 오랜 시간 동안 노력한 끝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서 임용된 것을 축하한다. 그렇게 힘들다는 공무원이 된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늦게 출발한 너이니만큼 새로운 각오로 첫발을 힘차게 내딛길 바란다. 인생이란 첩첩산중에서 길을 찾아 떠나는 긴 여정이다. 한고비 넘었다 싶으면 또 한고비가 기다리는 것이다. 이제 네 앞에는 여태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가 산적해 있을 것이다. 힘들고 어렵고 버거울 것이다. 죽을 때까지 배운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는 반드시 찾아온다.

그리고 또한 공무원이라는 것은 지역사회를 위해서 봉사하는 직업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역민들에게 친절하고, 공정하고, 조례에 따라서 성실히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남자란 명예에 살고 명예에 죽는 것이다. 비리를 저질러서 자신도 불명예스럽고 가족에게도 치욕을 안겨주는 세간의 비웃음거리가 되는 그런 일은 저지르면 안 된다. 공무원은 무색투명한 크리스털 같은 깨끗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돈이 인생 전부나 되는 것처럼 말들 하지만 엄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돈에 현혹되어서 양심과 자존심을 버리는 인간처럼 어리석고, 바보스럽고, 한심스럽고, 혐오스러운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여건과 생활 속에서 분수에 맞게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제일 가치 있는 일이고 부끄럼 없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욕심을 잘 다스릴 줄 아는 사람에게는 명예 그리고 행복이 함께 찾아오는 법이다.

아들아! 네가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게 된 그곳은 엄마의 유년시절을 보낸 아름다운 뜰이었다. 네 외할아버지께서 교편생활 하셨던 곳이기도 하지. 엄마의 몸속엔 그곳의 물이 피가 되어 흐르고 그곳의 흙이 살이 되어 있단다. 그곳 지역사회의 군민들을 위해서 따뜻한 마음으로 보살피는 공무원이 되길 바란다. 힘들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납부하는 세금이 공무원의 보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볼펜 한 자루, 종이 한 장, 화장실의 휴지, 전등, 사무실의 전기 등 어느 것 하나 세금이 아닌 것이 없단다. 낭비해서는 절대 안 될 일이다. 아끼고 또 아껴 써야 한다.

아들아! 같이 근무하는 선배님들을 존경하고 동료를 존중해야 한다. 이 세상엔 나만 못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 세상 사람 누구나 스승이 되는 법이란다. 뛰어난 사람을 보면 나도 저래야 하겠다 하고 배우게 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을 보게 되면 나는 그러지 말아야 하겠다 하면서 깨우치기 때문이란다.

너는 착하고 정직하고 성실하기 때문에 잘하리라고 엄마는 믿고 있다. 앞으로의 네 인생이 태풍이 지나가고 맑게 갠 저 하늘처럼 늘 푸르길 바란다. 세상에서 너를 제일 사랑한다. 고맙다! 아들아!

김혜란 | 주부·서울 은평구
출처 조선일보 2014.8.8. A29 아침편지에서 옴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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