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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진실됨을 사랑한다

깊은산속 2009. 1. 13. 14:02

이번엔 '홍준표 감자탕 UCC'… 또 진실 왜곡  한 마녀사냥  
 
요즘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를 검색하면, 관련 검색어로 '감자탕'이 뜬다. '홍준표 감자탕'을 입력하면, 동일한 UCC(사용자제작 콘텐츠) 동영상이 무더기로 화면에 뜨고, 이런 취지의 설명들이 붙어 있다.

"한 시민이 서울 여의도 감자탕 집에서 홍 원내대표를 만나, '여당이 추진하는 법들에 대해 말하고 싶다'며 대화를 청했지만 홍 원내대표는 거절했고 식당 주인이 그녀를 쫓아냈다. 분노한 시민들이 식당 앞에서 항의하자 경찰이 나타났고, 홍 원내대표는 경찰의 호위를 받고 뒷문으로 도망쳤다."

'평범한' 시민이 유력 정치인에게 수모를 당했다는 이 동영상은 네티즌들의 분노를 자아냈고, "정치인은 시민을 무시해도 되느냐"는 비난 댓글이 달렸다. 해당 네티즌이라는 사람은 인터넷에 "식당 주인은 특정 계층이 아닌 대중을 상대로 영업을 하시는데… 약자 편에 서는 정의로움은 기대하지도 않겠다. 문밖에 쫓겨 나와 무지 떨었다. 억울하고 하찮은 시민의 하소연"이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12일 "그런 동영상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걸 몰랐다"고 했다.
▲ 지난 2일 서울 여의도의 감자탕 식당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촛불시위 참가자들 사이에 벌어졌던 일을 촬영한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시위 참가자들이 동영상 속에 담은 설명이 현장에서 실제 있었던 일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 동영상을 캡처한 사진 왼쪽은 바깥 쪽에서 식당 내부를 촬영한 것으로 앞 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홍 원내대표, 오른쪽은 식당 밖에 있던 시위 참가자들이 식당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동영상에 담고 있는 모습이다. /다음 TV팟

지난 2일 밤 여의도 민주당사 앞의 감자탕 집에서 기자가 직접 목격한 '홍준표 감자탕' 사건의 전말은 인터넷과 크게 달랐다.

홍 원내대표가 감자탕 집에 들어가자 40대로 보이는 한 여인이 따라왔다. 그녀는 "한나라당 찍었던 시민인데, 할 말이 있다"고 했고, 홍 원내대표는 "뭐냐?"고 대했다. 그녀는 "왜 MB(이명박 대통령)악법을 추진하냐"고 했고, 홍 원내대표는 "구체적으로 MB악법이 뭔지 지적해달라"고 했다.

이 사람이 원한 건 대화가 아닌 것 같았다. 얼마 안 가 "방송법 같은 더러운 악법"이란 말들이 나왔고, 양측의 대화는 단절됐다. 그녀 뒤에 몰려든 사람들은 홍 원내대표를 향해 "전두환·노태우의 잔당" "친일파 매국노"라며 편을 들었다. 이 중 누군가 "내가 연락을 하겠다"며 휴대전화를 들었고, 감자탕 집 앞에는 순식간에 촛불시위 배지를 단 수십 명이 모였다. 이들은 이날 여의도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더니 식당 안의 홍 원내대표에게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시민에겐 미국 쇠고기 먹으라더니, 넌 국산만 처먹냐" "이 새끼들아,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 가냐"…. 이 감자탕 집은 덴마크산 돼지고기 재료를 썼다. '평범한' 시민들과 이를 촬영하던 '시민기자'들의 입에선 계속 욕설이었다. 식당 여주인이 "가게에서 이러지 마세요"라고 해도 계속 식당 안으로 들어오려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도 "부끄러운 줄 알아" "민중의 지팡이가 시민들한테 이래도 돼?" 작년 촛불시위 때 경찰에게 퍼붓던 비난과 같은 레퍼토리였다. 20여분의 소동 끝에 홍 원내대표가 승용차에 오르자, '시민들'은 주저 없이 도로 한복판까지 나와 차를 가로막았다. 도로를 점령하고도 "합법시위 탄압하는 MB정권 물러나라"던 그 목소리였다. 일부 네티즌은 "언론이 알고도 입다문 사건을 시민기자가 밝혀냈다"고 했지만, 이 장면을 목격한 신문·방송사 기자만 5~6명에 달했다.

네티즌의 이름으로 유통되는 'UCC'가 특정 세력에 의해 어떻게 뒤틀려 포장되고 유통될 수 있는지 '홍준표 감자탕' 사건은 여러 시사점을 던져준다.

정우상 기자 imagin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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