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담배를 피워 온 양모(49·경기 고양시)씨는 지난해 목소리를 잃었다. 후두암에 걸린 그는 성대까지 암이 전이되는 바람에 성대 수술을 피할 수 없었다. 양씨는 평생 성대가 아닌 식도로 발성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가정주부 권모(서울 강서구)씨는 지난해 폐암에 걸렸다. 원인은 남편의 흡연이었다. 권씨는 지난 10년간 남편이 집 안에서 피운 담배 연기를 맡았다.
담배는 독극물 덩어리다. 담배에는 4000여 가지의 독성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그 중 43가지는 발암물질이다. 담배 연기는 호흡기에 직접 피해를 주며, 폐를 거쳐 온 몸을 돌면서 모든 장기에 질병을 일으킨다. 세계에서 6.5초마다 한 명이 담배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세계보건기구 자료)
흡연은 우리나라의 주요 사망 원인인 암(1위), 뇌혈관질환(2위), 심혈관질환(3위)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흡연자가 폐암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의 20배나 된다. 후두암은 10배, 구강암은 4배, 식도암은 3배다. 남성 흡연자는 13.2년, 여성 흡연자는 14.5년 정도 수명이 단축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 ▲ 미국, 호주, 캐나다, 벨기에, 태국 등 56개 국가에서는 담뱃갑에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끔직한 사진과 경고문을 표기하도록 한다. 이럴 경우 2~3% 정도의 흡연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제공
담배의 해악성은 흡연자 본인뿐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더 크다. 담배 연기는 주류연(필터를 통해 나오는 연기)과 부류연(담배가 타면서 생기는 연기)으로 나뉜다. 흡연자의 주변 사람들이 함께 맡을 수 밖에 없는 부류연은 독성 화학물질의 농도가 주류연보다 짙고 연기 입자가 작아서 폐의 더 깊은 부분까지 침투한다. 이 때문에 흡연자의 배우자는 비흡연자의 배우자보다 폐암에 걸릴 위험이 약 30% 높고 심장병에 걸릴 위험은 50%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흡연 부모를 둔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급성 호흡기질환에 걸릴 위험이 5.7배나 되고, 폐암 발생률도 2배다. 천식 위험도 훨씬 높아진다.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서홍관 박사는 "흡연은 쥐약·제트기 연료·살충제·시체 방부제 등에 사용되는 수많은 독성 물질을 한 번에 들이마시는 행위"라며 "자신뿐 아니라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당장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담배 제조 과정
담배는 말린 담뱃잎을 잘게 썰어 궐련(얇고 흰 종이)으로 말고, 필터(아세테이트·유해 물질을 어느 정도 흡착함)를 부착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제조 과정에서 각 제품 특유의 향이나 맛을 내기 위해 멘솔·커피·글리세린 등을 첨가하는데, 이런 첨가물은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문제는 이렇게 첨가된 물질과 담뱃잎이 타면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유해 물질이 생성된다는 것이다. 담배의 주요 유해 물질인 니코틴은 담뱃잎에 함유돼 있고, 타르는 담배가 타는 과정에서 발생해 연기 속에 존재한다. 담배 제품마다 니코틴과 타르의 함량이 다른 것은, 제품에 따라 사용되는 담뱃잎의 원산지나 재배 과정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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