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소식

자녀 교육이 가정 불행의 원인이 된 나라

깊은산속 2016. 2. 22. 09:03

2016, 2,22(월) 조선일보 사설 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 주변에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네요

 

 

서울가정법원이 40대 남편이 '새벽까지 초등학생 딸을 재우지 않고 공부시키는 아내와 결혼 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며 낸 이혼 소송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라"고 지난 19일 판결했다. 아내는 초등학생 딸을 각종 학원에 보냈고, 학원이 끝나면 밤에 예·복습뿐 아니라 학습지 3~4개를 풀게 했다. 아이는 보통 자정 넘어 잠자리에 들었고, 새벽 3시까지 책상에 앉아 있기도 했다. 남편이 딸을 닦달하는 아내를 말리면 결국 심각한 부부싸움으로 이어지곤 했다. 재판부는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인한 장기간 갈등으로 부부 관계는 회복하기 힘들 정도"라고 판단했다.

이 부부가 갈라서게 된 데는 자녀 교육만이 아닌 여러 문제가 겹쳐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교육이 이 집의 불화에 중요한 요인이 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를 어느 특수한 한 가정의 문제로만 볼 수 없는 것이 우리 사회의 병리적 현실이다. 우리 교육은 '등수 올리기 전쟁'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아이의 소질을 키우고 잠재력을 끌어내는 게 아니라 수능 고득점을 위한 반복 훈련과 도를 넘은 선행 학습이 만연하고 있다. 남을 제쳐야만 내가 사는 살벌한 전쟁터에서 탈락한 학생들은 학업을 포기하고 교실에서 공공연히 잠을 잔다. 이른바 수포(수능 포기)자다. 그런 학생이 3분의 1에 달한다는 개탄도 나온다. 이 싸움에서 이기려고 초등생, 유치원생 교육까지 이미 심각하게 과열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녀를 기르는 가정 대부분이 평온하다면 그것이 이상한 일이다.

자녀를 둔 많은 가정이 수입의 상당 부분을 사교육비에 쏟아붓느라 정상적인 생활을 꾸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11월 서울시민 10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큰 관심사로 64.9%(복수 응답)가 '자녀 사교육비 증가'라고 답했다. 지나친 사교육비는 내수 부진과 저출산의 한 원인이기도 하다. 이런 가족 내 경제적 문제는 쉽게 불화로 번지게 된다.

현실이 이런데도 교육개혁은 부실 대학을 줄이는 대학 구조조정 등 단편적인 손질에만 그치고 있다. 아이는 물론 많은 가정, 나아가 사회 전체까지 불행하게 만드는 우리 교육을 뿌리째 바꾸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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