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 미치는 사회적 해악은 비단 흡연자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담배에 포함된 수 천 가지 유해물질은 공기와 침 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퍼져나간다. 금연구역을 지정하고, 길거리 흡연 등을 금하는 이유도 바로 '간접 흡연'을 막기 위함이다. 간접 흡연은 비흡연자 뿐만 아니라 흡연자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간접 흡연이 더 위험하고 해로운 까닭은, 간접 흡연을 통해 마시는 담배 연기가 담배 필터를 거치지 않은 이른바 '생 연기'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필터 없는 담배를 피웠고 그래서 더욱 해로웠다. 필터 없이 들이마시는 담배 연기는 필터를 통한 담배 연기보다 수 십 배 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자들조차도 생 연기의 독함은 참지 못한다. 몇 년 전, 외국의 어떤 담배 회사에서는 생 연기가 흡연자나 비흡연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는 생 연기 차단 필터를 개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몇 해가 흘러도 상용화 되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금연 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모든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완전한 '타바코 프리 월드의 구현'은 많은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금연 정책의 또 다른 과도기적 목표는 '비흡연자'들을 간접 흡연의 폐해로부터 지켜내는 것일 수 밖에 없다. 평생 담배라고는 입에도 대어 보지 않은 할머니가 집안에서 담배를 피우던 남편 때문에 폐암에 걸렸다는 충격적인 소식은 '간접 흡연'이 흡연 만큼이나 또는 그 보다 더 해롭고 위험함을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간접 흡연을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비흡연자들이 '담배 연기에 노출되는 환경'을 차단하여야 한다. 과거 '금연구역의 지정' 위주로 행해지던 정책은 이제 '흡연구역의 지정'으로 변환되고 있는데, '담배가 싫으면 알아서 피해라'가 아니라 '담배를 피우고 싶으면 알아서 피해라'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의 '간접 흡연' 예방 조치들은 미흡하고 갈 길이 멀다.
금연 정책이 강제적이고 억압적으로 시행되는 것은 반대이지만, 비흡연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간접 흡연 방지' 규제들은 좀 더 강력하게 시행될 필요가 있다. 요사이 음식점이나 피씨방 등에서는 흡연 구역과 금연 구역을 설정해서 비흡연자들이 담배 연기에 노출되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소에서 이러한 차단막의 설치는 눈가리고 아웅하기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을 흡연 구역으로 몰아넣는 업주들의 비양심은 큰 문제이다.
또 담배 연기가 완전히 차단되도록 구조물을 설치한 업소도 매우 드물어서, 대부분의 업소들은 그저 구역을 나누어 놓고 단속만을 피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술집과 당구장, 만화방 등에서는 여전히 구역 설정이 되어 있지 않아, 비흡연자들이 편하게 문화, 여가 생활을 즐기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로서는 모든 공공 시설물 내에 반드시 흡연 구역을 지정하고 간접 흡연을 완벽히 차단할 수 있도록 시설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또 다소의 비용이 들더라도, 70%가 넘는 비흡연자들을 간접 흡연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오히려 업주들의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최근 서울시는 버스 정류장에서 담배를 피울 경우 과태료를 물리고 있다. 간접 흡연의 폐해를 막기 위해 매우 긍정적인 조치이지만, 좀 더 강력한 비흡연자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 버스 정류장을 포함해 대부분의 공중 장소를 금연 구연으로 설정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보행 중 흡연에 대해서 강력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는데, 보행 중 흡연은 간접 흡연자 뿐만 아니라 흡연자에게도 훨씬 더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자기 집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도 법으로 금하고 있다. 아파트나 빌라 같은 공동 주택 거주 인구가 50%를 넘는 우리 나라의 주거 환경 상, 자기 집에서의 흡연을 규제할 필요성은 더욱 크다. 최근에 담배 연기 때문에 이웃과의 불화를 일으키는 사례가 폭증하고 있는 것도, 더 이상 간접 흡연을 참을 수 없는 비흡연자들의 고통에서 비롯되었다고 봐야 한다. 더 이상 참을 수 없게된 비흡연자들은 흡연자를 향해 'NO'라고 외치고 있다. (Say no, Save life. www.say-no.co.kr)
또 가정에서의 흡연은 집안의 노인이나 어린 아이, 임산부에게 더욱 더 치명적일 수 있기에, 사랑하는 내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규제의 필요성은 더욱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담배를 피울 권리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편익자 비용 원칙에 따라 흡연자들이 이웃의 간접 흡연을 막을 장치를 자비로 마련하도록 법안을 도입할 필요도 있다. 담배를 피우는 것을 점점 더 '귀찮은 일'로 만들어야만 간접 흡연의 폐해가 줄고, 금연 성공률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시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흡연자'들의 마음 가짐과 실천 의지일 수 밖에 없다. 금연 구역에서 담배 한 번 피웠다고 일일이 신고하기도 힘든 노릇이고, 행정 관청에서 매번 달려오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흡연자'들 스스로 타인을 배려하고 삼가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당당하게 담배를 피우고 싶다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하고 원칙을 지켜야 한다. 환기 시설이 되어 있고, 외진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흡연자 스스로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타인과 자신을 위해 '간접 흡연'을 스스로 조심해야, 법과 규칙으로 강제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흡연자들이여. 이제부터는 간접 흡연 좀 삼가줄래?
'흡연도 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르 (0) | 2013.01.09 |
---|---|
담배 (0) | 2013.01.09 |
좀 더 일찍 담배를 끊었더라면 (0) | 2012.02.04 |
당뇨병 합병증에 최대의 적은 흡연 (0) | 2008.09.18 |
금연 성공담 (0) | 2008.06.25 |